원하는게 있어 괴로웠던 날들이 지나 매일이 비슷하고 반복되고 여유로운, 어쩌면 조금은 무료한 날들이 시작됐다.
아주 원하는게 없어서 그냥 그저 그런 ‘태어나서 산다!’ 하던 날들보단 열정이나 욕심이 과해 괴로운 날들이 나았고, 역시 그런 날들보단 안정적이고 무료하게 반복되는 지금의 날들이 좋다.
주중에는 회사에 가고, 저녁을 해먹고, 자전거를 탄다. 금요일엔 보통 재택근무를 하는데 다른점이 있다면 아침을 먹는정도. 출퇴근을 안하는 대신에 긴 산책을 나간다.
아무 일도 없는 오늘같은 토요일엔 느즈막이 일어나 자전거를 타고 아침을 챙겨먹고 식탁에 앉아 핸드폰을 하거나 티비를 본다. 날씨가 좋거나 빗방울이 잦아들면 장을보러 가거나 동네 커피샵에 간다.
주말 이틀중 일요일아침에는 일주일동안 먹을 빵을 굽고 (처음엔 특별한 일이었으나 이제는 밥을 해서 냉동 해놓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일요일 밤엔 월-목요일 먹을 점심을 만든다.
완벽하게 반복되는 날들. 결핍이나 욕심이 사라진 날들은 고요하다.
물론 원하지 않는 잡음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조용하다.
이렇게 여유가 있을때는 모든것에 너그러워진다.
–
마지막 줄을 쓰고나니 저번주에 영화를 보고 집에 걸어오는데 등뒤에서 오토바이같은 자전거가 뭐라하며 튀어 나오길래 0.1초의 망설임도 없이 “get the fuck off the fucking sidewalk!!” 라고 아주 큰 소리를 낸 일이 생각난다.
그래. 모든것에 너그럽지만 운전 ㅈ같이 하는건 예외다. 너희들은 안돼. 니들 다 걸어 다녀… (나처럼)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