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은 자존심이 상하는 이야기다.
며칠전에는 오랜만에 자의로(?) 울었다 (영화나 무언가를 보고 듣고 운것이 아닌, 100% 나의 감정으로 나오는 눈물)
길게 운건 아니고 정말 또르륵 한번하고 멈췄다. 나도 어이가 없어서 멈출수밖에 없었다. 슬퍼서 운게 아니라 바로 멈출수 있었다.
주저리 다 쓸순 없지만 눈물의 이유는 그날 오전에 있었던 갑갑한 미팅 때문인데, 클라이언트보다 일을 못(안)하는 컨설턴트에게 몇달간 쌓이고 쌓인 갑갑함이 미팅 중간에 터져버려 내가 급발진 해버렸기 때문이다. 나보다 훨씬 연배와 경력이 많은분께 도데체 똑같은 회의를 얼마나 해야하는거냐고 모인 사람들의 시간을 그만좀 낭비하자고 무섭게 쏘아붙였다. (한국이 아니라 가능한 이야기.) 화를 낸 후 정말 숨어버리고 싶었지만 1시간을 더 이어갔다.
그 날 오후내내 누군가에게 화를 냈다는 것에 피로감과, 또다시 감정에 휩쓸려버리고 만 내게 실망해 기분이 좋지 않았고, 집에와서도 시체처럼 누워있다가 두시간쯤 후 세수를하러 화장실에 가다 울었다.
그 다음날 그 미팅에 함께했던 사수에게 어제 화낸거 때문에 집에가서 울었다 말을 해주니 그는 어이가 없어하며 너는 rational 했으며 professional 했다 말해주며 화낼만 한 상황이었다하면서 너무 착하면 안된다는 식으로 말했다.
착해서 운거 아니라고. 미안해서 운것도 아니고 피로함과 화를 컨트롤 못한것이 짜증나서 나서 운거라고 말해줬다. ㅎㅎ…
나의 사수는 진짜 멋있는데 그는 타인의 실수와 무지에 관대하다. 감정에 쉽게 흔들리지 않기에 그가 어쩌다 화를 낼때면 정말 타당한 이유가 있어 모두가 귀를 기울인다. 올초에 그에게 나의 올해 목표는 너의 반만 따라가면 좋겠어 라고 했었는데 벌써 6월인데도 나는 달라진게 없다.
화를내서 후련해지기라도 하면 억울하지나 않지. 어떻게 하는걸까 관대해지고 화 안내게 되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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